강영천 박사의 다이버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2015.5/6월호)

 

 

긴 외유를 다녀온 후 사무실에 앉아 파일을 정리하다가 틈날 때마다 다이빙과 관련된 글을 정리한 것을 발견했다. 다이버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믿으며 이번 호부터 간단하게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호는 "다이버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인데 꼭 초보가 아니라 경험이 많은 다이버나 필자도 가끔 실수를 하기도 한다.

 

1. 요즘은 슈트 재질이 많이 좋아져서 덜 그런 편이지만 슈트를 입는데 너무 진을 빼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 필리핀 아닐라오에 다이빙을 가니 30m 수심에서 수온이 24도가 나왔다. 보온을 하기 위해 조금 두터운 5mm 까모 슈트를 입는데 정말 애를 먹었다. 어찌나 진을 뺏는지 차라리 드라이를 입고 내피를 좀 덜 입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그리 고생스럽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가득했다.

 

2. 다이버가 리조트에서 자신의 장비를 조립하는 데 먼저 슈트를 입고 장갑을 착용한 후 장비를 조립하는 경우가 있다.

장갑을 낀 손으로 장비를 만지게 되면 둔해서 매끄럽게 조립되지 않는다. 오늘 따라 조립이 잘 안된다며 계속해서 만지작거리는 경우가 있다. 스탭이 장비 세팅을 다 해주는 필리핀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지만 한국에서는 가끔 볼 수 있는 모습이다.

 

3. 공기통에 BC를 먼저 부착하기 전에 호흡기부터 붙인다.

일반적으로 다른 다이버가 조립하는 모습을 힐끗거리면서 얼굴은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경향이 있다.

 

4. 컴퓨터를 구입하고 사용법을 읽지 않는다.

강사 교육을 들어오시는 분 중에도 다이빙 후 로그 기능을 못 찾는 분도 있다.

 

5. 평상시 자신의 장비가 잘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는다.

물속에서 호흡기나 게이지에 계속 기포가 세는데도 장비를 점검하지 않고 다음 여행에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6. 수면공기 소모율이 적은 여성들이나 착한 남자들이라면 무감압한계 다이빙을 하면서 굳이 11리터 실린더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소모율에 대한 개념과 다이빙 계획이 부실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7. 후드 뒷부분이 호흡기 1단계에 자꾸 짓이겨져서 구멍이 난 채 다이빙 하는 다이버도 있다.

실린더 밴드를 너무 낮게 고정하게 되면 1단계가 다이버에게 갑질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호흡기가 머리에 닿는다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8. 수경에 김서림 방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다이빙을 망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지 방법을 사용해 봤는데 개인적으로 침보다는 상용 방지제나 소아용 샴푸 같은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올바른 사용법은 침이나 방지제를 뿌리고 바로 물로 씻는 것이 아니라 점성이 강화 유리에 착상이 되도록 조금 기다렸다가 씻어야 효과가 좋다.

 

9. 제 얼굴에 잘 맞지 않는 수경을 계속 사용한다.

주로 렌탈 수경을 사용할 때 이런 경우가 있지만 자기 수경을 쓰면서 왜 자꾸 물이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10. 마스크를 이마에 올린 상태로 배 가장 자리에 앉아서 장비를 착용하거나 핀을 신는다.

 

수경을 물에 빠트리면 10만원 정도 주고 다시 구입할 수 있지만 그날 망친 다이빙은 다시 회복할 수 없다. 또 자신의 수경은 물속으로 빠트리고 죄없는 다이버마스터나 강사의 수경을 빼앗아서 수경없이 다이빙을 하는 강사분도 보았다. 직업적 비극이다.

 

11. 핀이나 수경을 착용하지 않고 (뒤로 굴러) 입수하는 경우도 있다.

입수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살펴보는 절차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드, 마스크, BC, 주입 배출 호흡기 2단계, 두개 퍼지확인, 웨이트, 핀 등을 확인하는데 10초면 충분하다.

 

12. 웨이트 양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다이버가 많다.

자주 다이빙하면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슈트가 바뀌면 반드시 수면에서 부력 점검을 해야 한다. 같은 5m 슈트라고 해서 모두 부력이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3. 수면에서 양성부력을 확보하지 않았다가 패닉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인플레이터를 조금 더 눌러주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어떤 경우에는 작은 BC에 공기를 너무 많이 넣어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장비가 제일 좋은 장비다.

 

14. 압력 평형을 할 때 귀가 아파오면 시행하는 다이버가 많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이 부분이 가장 마음 아프다. 첫 압력평형 행위(발살바: Valsalva 방법)은 물속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수면에서 해야 한다. 이것은 압력의 평형이 아니고 중이의 양압을 만들어서 하강하다가 다시 귀가 아파오기 전에 다시 양압을 만들고, 이런 식으로 해야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무리한 압력 평형 행위를 하다가 내이의 정원창이 파열되면(Round Window Rupture) 귀가 먹는 수도 있다.

 

15. 하강을 시작할 때 서서 내려가다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 수평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계속 서서 내려가서 바닥에 핀을 대고 나서 중성부력을 맞추는 행위를 한다.

수면 아래 1m가 되면서 부터 바로 수평 트림 자세를 잡아서 하강 속도를 조절하고 반드시 바닥에 닫기 전에 중성부력을 취해야 한다. 바닥에 닫기부터 하는 행위는 제한수역 교육시 오픈 워터 다이버 과정 때 하는 방법이다. 이런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 되면 자연환경을 훼손시키거나 레벨이 올라가더라도 습관을 고치기 어렵게 된다.

 

16. 현지 다이브 마스터나 가이드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수심한계 시간 등을 무시하는 다이버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경우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브리핑을 하는 것은 현지의 지형이나 다이빙 방법, 그 바다의 생태계 등 바다상태를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청해야 한다.

 

17. 공기 소모율을 체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 다이버들은 자신의 공기 소모율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흔히 감압병이나 무감압 한계 등 감압 이야기를 할 때는 수심, 시간, 수온 정도만 고려 요소로 생각한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중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공기를 폐포로 혈류로 그리고 조직으로 보내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공기 소모를 줄이기 위해 숨을 참는 행위는 그야말로 쥐약 중 쥐약이다.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위에 적은 12번 주제 중에서 웨이트를 많이 차는 것도 공기 소모를 늘이는 요소가 된다.

 

18. 다이빙 중 BC만으로 부력조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미세한 부력 조절은 호흡으로 해도 충분하다.

심호흡과 약한 호흡 사이에는 약 1000ml의 공기 양의 차이가 있어서 어지간히 BC에 공기를 넣는 양보다 적지 않다. BC를 계속 사용하면 공기 소모량이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공기가 빠르게 줄어들어 같이 간 팀원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19. 안전한 상승을 위해 BC를 사용하는 요령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중성 부력 상태로 다이빙하고 있었다면 천천히 수면을 향해 킥을 하면 상승을 시작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어지간히 킥을 해도 수면으로 상승은커녕 오히려 지치고 패닉에 빠지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BC에 공기를 조금씩 주입하고, 상승을 시작하면 조금씩 빼주면서 올라가야 한다.

 

20. 짝 다이빙을 하지 않는다.

사실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 강조하고 편집하는 기능이 있다면 이 부분에 고딕체로 아랫줄에 글씨 크기를 키우고 싶다. 분명 한국 다이빙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같이 들어가는 것 같기는 한데 나올 때는 대부분 따로 나온다. 그러면서도 잘못된 일인지 인지하지 못한다. 시야가 잘 보이지 않고 차가운 물에서 혼자 다이빙을 하다가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자.

 

21. 절단 도구(칼 혹은 가위 등)를 소지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서는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떠다니는 폐그물도 있기 때문이다.

 

22. 충분한 보온을 하지 않는다.

추위는 감압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무감압 한계를 지킨다면서 수온을 고려하지 않았다가 일을 당하고 긴급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23. 게이지를 자주 확인하지 않는다.

창피한 일이지만 필자도 초보 때 아닐라오 성당 포인트(Cathedral Rocks)에서 수중 사진 찍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공기가 고갈된 적이 있었다. 가까이 보이던 아내한테 가는 길이 왜 그리 멀게 느껴졌던지! 겨우 다가가 공기를 공유하고 상승을 하는데 아내의 허벅지에 빨판상어가 붙어서 따라왔다. 반드시 자신의 게이지뿐만 아니라 짝의 게이지도 서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4. 비상시 웨이트를 풀어 버리는 것을 충분하게 연습하지 않는다.

바닥에서 공기가 고갈되어 익사하는 경우가 있다. 비상시 공기가 부족할 때는 먼저 웨이트 를 풀고 비상 상승해야 한다. 웨이트 풀기 연습은 웨이트 버클을 풀어서 몸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버리는 연습을 하고 다시 착용해야 한다. 모 교육단체 동영상을 보면 몸에서 떼면 안되고 오히려 붙이라고 강조하는 모습이 있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5. 안전 다이빙이 어떻게 어디서 얼마나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분이 꽤 있다.

경북 포항시 조사리에 있는 리조트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우리 팀이 다이빙이야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저 !! 박사님 !! 근데요, 안전정지가 뭐라예?" 하신 분이 있었다. 모든 다이빙 이후 안전정지는 꼭 하는 것이 옳다. 3~5m에서 3~5분이라고 외우기 쉽게 이야기 하는데 가장 바람직 한 것은 6m에서 1분, 그리고 3m에서 2분이다.

 

26. 보트 다이빙을 하면서 수면 상승을 보트에서 먼 곳에서 한다.

특히 앵커를 내린 보트 다이빙이라면 가급적 보트 가까운 곳으로 와서 상승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수면에서 오래 기다릴 수도 있고, 파도치는 수면에서 배 근처까지 헤엄쳐서 와야 하기에 고생하는 다이버들이 종종 있다.

 

27. 수면에서는 꼭 스노클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것을 강요하는 강사나 교육 단체가 있다.

이것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난 개인적으로 스노클은 스노클링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면이 거칠고 파도가 높을 때는 스노클보다 호흡기를 물고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 수면에서 떠 있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수면에서 파도의 리듬을 타면서 맨입으로 호흡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수면에 올라오면 바로 마스크까지 벗고 선글라스로 바꿔 착용한다. 워낙 광선 공포가 심한 것이 이유이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파도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오픈 워터 다이버 과정을 교육하면서 스노클을 물지 않고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꼭 가르쳐야 하는 기술이고 습관이기는 하다.

 

28. 아주 기초적인 이야기지만 실린더를 세워두는 경우가 많고 특히 BC와 호흡기를 붙여둔 체로 약간 높은 곳에 올려두는 경우도 있다.

만일 잘못해서 이것이 바닥으로 쓰러지거나 떨어지면 호흡기가 부서지거나 사람의 발등에 골절이 생기기도 한다.

 

28. 웨이트 벨트를 풀어서 조심스럽게 내려놓지 않고 무심코 아래로 그것도 가끔 멀리로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스테인리스 버클은 구부러지면 사용할 수 없고, 플라스틱 버클은 쉽게 박살이 나서 다음 다이빙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플라스틱 버클이 깨져서 벨트를 철사줄로 고정해서 입수했다가 경북 경주군 감포면 앞바다에서 못나오고 익사하신 경우도 발생했다.

 

29. 스페어 부품을 따로 챙겨서 다니지 않는 분들도 많다.

여분으로 마우스피스, 마스크 스트랩, 핀 스트랩이나 호흡기 포트 오링 등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Save-A-Dive" 키트라고 시중에 몇 가지 나와 있는 것들이 있다. 프로라면 스패너, 케이블 타이, 마우스피스, 그리고 6각 렌치를 준비하고 다닌다면 웬만한 고장은 수리할 수 있어 상당히 프로페셔널하게 보인다.

 

30. 카메라, 비디오, 다이빙 컴퓨터 등 고가의 장비를 세워둔 탱크 곁에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탱크가 넘어지면서 광각 돔포트가 깨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고가의 장비를 부주의로 망가지게 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31. 꼭 입수 전에 담배를 피워야 하고 수면 휴식 시간에 술을 마셔야 하는 분들을 본 적이 있다.

휴! 감압병의 원인을 제공하는 아주 나쁜 습관이다.

 

32. 다이브 센터나 리조트 혹은 다이빙 보트 등에 산소 장비를 구비하지 않은 곳이 너무 많다.

다이빙 후 감압병이 의심될 때나 증상이 나타났을 때 산소 응급 처치의 효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다.

 

33.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적자면 동해안 다이빙을 마치고 서울로, 대구로, 부산으로, 구미로, 돌아오기 전에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분들이 있다.

포항으로, 아산병원으로 병문안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모두의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위하여 ~~~~~~~

 

2015 03 01 facebook에 적음

글쓴날 : [15-02-01 14:01]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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