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산업안전 (2016.1/2월호)

해가 갈수록 전 세계적인 경기 한파로 인해 2015년 작년 한 해 국내 스쿠버다이빙 산업 시장도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산업현장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이 많았던 해였습니다. 2016년의 전망도 밝지 않아 다들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이번 주제는 잠수산업안전이라고 되어 있는데, 잠수산업안전이란 용어를 생소하게 접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산업안전보건 혹은 줄여서 산업보건이라는 용어를 필자인 제가 잠수산업이라 칭하고 주제를 선정한 것입니다.
산업잠수는 다들 잘 아시리라 판단되며, 스쿠버다이빙 분야의 샵이나 리조트와 같은 서비스 산업과 장비수업업체, 잠수장비나 잠수복을 제작하는 제조산업 종사자 및 업체 대표님들 모두를 통칭하여 잠수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잠수산업안전이라 하였습니다. 즉, 사업하는 강사님들이나 직원분들 모두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에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명제(命題) 하에 이 글을 기고하게 된 것입니다.「격월간스쿠바다이버」 지(誌)를 구독하는 독자분들께는 내용이 다소 딱딱할 수도 있겠지만, 직·간접적으로 해당되는 부분이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산업안전보건의 역사

 

인간의 노동은 인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되었다. 이 노동의 결과로 인류문화와 사회가 발전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 발전의 역사는 근로자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건강의 투쟁사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의 문화는 석기시대, 수렵시대를 거쳐 농경시대로 들어와 개화되기 시작하였고 광산에서의 채광과 제련으로 금속시대가 시작되었다. 고대문명에서 이집트는 금, 희랍은 은, 그리고 로마는 철로서 상징되었으며, 이 시대부터 벌써 광부들의 건강장해가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산업보건의 시조라 할 수 있는 Bernardino Ramazzini는 Galileo, Newton과 같이 17세기의 뛰어난 과학자이며 의사였던 그는 일생 수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서 발생하는 특유의 질병들을 조사하여 1713년에 ‘직업인들의 질병’을 발간하였다. 총 14권에 걸친 이 책에는 어부, 농부, 석공, 광부, 목공, 도자기공 등을 비롯하여 선원, 군인, 장의사에서 염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에서 발병하는 질병들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오늘날에도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산업혁명과 19세기 시대

영국의 산업혁명은 1760년에서 1830년 사이 석탄, 철, 철도, 대규모 항만시설로 이루어졌고, 유럽과 미국도 이를 뒤따랐다. 산업의 발달로 인해 무분별하게 공장들이 건설되었고, 공장을 중심으로 많은 농부들이 모여들면서 비위생적인 빈민지대가 생겨났다. 공장에서는 저임금으로 부녀자들과 청소년들에게 과다한 노동과 유해요소 및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일을 시켜 각종 재해와 직업병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더군다나 현대의학의 발전되기 이전이어서 병원체를 알 수 없었고, 병리학도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시절이었기에 각종 전염병이 만연하여 여성 노동자들의 영·유아 사망률
이 아주 높았다.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은 공장을 도살장이라 불렀고, 국민의 건강 수준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한편, 영국의 Charles Thackrah는 1831년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주는 직업, 상업, 전문직, 도시상태와 생활습관의 영향”을 발간하여 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고하였고, 1845년 Sir Edwin Chadwick는 “영국의 노동계급의 위생상태”를 발간하여 보고하기도 했다.
산업혁명 시기 잠수 분야에서 살펴보면 1839년 프랑스 토목기술자인 M. Triger는 광산의 축대를 쌓기 위해 물을 바깥으로 빼내기 위한 케이슨이라는 기구를 이용하여 압축공기를 사용하였다. 그 당시 잠수사뿐만 아니라 터널이나 다리의 교각을 공사하는 건설 노동자들에게 나타난 질병을 케이슨병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나타난 통증과 근육통 현상을 1841년 B. Pol과 T. J. J. Wastelle라는 두 명의 프랑스 의사는 광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발표하기도 하였다.
19세기 후반에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 속에서 다이너마이트가 발명되었고, 또한 에디슨에 의한 전기 발명은 산업에 커다란 혁명을 가져왔으며, 이어서 전기용접과 착암기가 발명되었다. 화학분야에서는 유기화학, 합성화학이 발전하여 벤젠이 발명되고, 금속분야에서는 알루미늄이 발견되었는데 이들 산업발전에 따라 새로운 건강장해도 일어났다. 하지만, 사회발전의 속도는 산업의 발전보다 언제나 뒤떨어졌다. 산업혁명 후 노동자 계급이 탄생되고 노동조합이 형성됨에 따라 노사분규로 폭동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 시기에 국민의 건강은 정부의 책임이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 영국에서는 공중보건법(Public Health Act)이 제정되었다. 독일에서는 공장재해와 노동자의 상병대책으로 1883년에 노동자 질병보험법이 1884년에는 공장재해보험법이 각기 제정되어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었다.


한국의 산업보건
우리나라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조선시대에도 유리, 금속공방과 주철공장이 운영되고 있었고, 이러한 산업의 발달로 인해 이 시대부터 진폐증과 금속으로 인한 중독증이 발생하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봉건사회에서 농어민은 노비와 평민에 속하였기에 이들의 질병과 보건에 관한 기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였다.

20세기에 들어서 한국은 일제강점기에 들어서게 된다. 1910년에서 1945년까지의 36년간의 일제치하에서 한국의 산업은 군수산업에 필요한 지하 자원개발 중점으로 이루어졌고 다른 산업은 아주 더디게 발전되었다. 국민의 건강은 경찰위생행정으로 이루어졌고, 그 당시 노동법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으며, 1942년에 산업재해가 많았던 광산 개발 분야에만 광부노무부조 규칙이 있었을 뿐이다.
사업장 재해로는 1930년 광산재해, 1937년 전매공장재해의 보고가 있었고, 직업병으로는 1913년 철도공사의 소음성난청, 1938년 제조업과 광산업의 진폐증, 1938년과 1941년에 철도교각 공사 노동자의 잠함병 보고가 최초였다. 비록 보고된 적은 없지만 그보다 몇 년 빠른 1931년에 착공한 부산 최초의 연육교인 영도대교 공사를 빼 놓을 수가 없는데, 매우 빠른 유속으로 인해 당시에는 어려운 토목공사로 분류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은 한국인과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해저부의 수중교각 공사 때 공기 단축이라는 비명(非命)하에 마늘이나 양파 같은 매운 것을 먹이면서 낮은 수온을 이겨내도록 했다. 이러한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잠수로 인해 재래식 헬멧 잠수사들의 죽음과 희생이 많았다고 전해져 온다. 어찌되었든 잠수와 관련된 질병은 영국의 산업혁명과 비교해 볼 때 국내 잠함병 발생 최초 보고가 약 100년 정도 늦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태초부터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으면서
타 산업에 비해 근로자들의 제도 개선이 거북이걸음처럼 늦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지만 1950년 비극적인 전쟁 발발로 남북한 모두 공장들은 폐허가 되어 버렸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1953년 근로기준법이 최초로 제정되었다. 1954년 대한석탄공사에서 광부들의 진폐증이 보고되었고, 이를 계기로 1956년에 갱도 작업환경과 작업능률에 대한 기초조사가 최초로 실시되었다.
1960년대 들어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변화가 많았는데, 보건관리규칙이 제정되고 사업장마다 근로자에 대한 정기건강진단이 전국적으로 시작되었다. 또한 1963년에 정부에서는 산업재해보상을 제정하였고 노동청이 신설되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은 사업장이 많았으며, 특히 1970년 11월 한국 노동 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전태일이라는 젊은 노동자가 서울 청계천 7가 평화시장에서 분신을 하였다. 분신이유는 단지 법률에서 정한 노동시간 준수와 건강진단을 실시해 달라는 것이었다.
1981년대에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되고 지금의 산업안전보건법이 공포되었고, 87년에는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설립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어 산업안전보건법이 대폭 개정되었고 1996년에는 선진화 산업안전보건 3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중소영세사업장을 위한 보건관리 사업이 확대되었고, 산업의학전문의 제도와 산업위생관리기술사 제도도 제정되어 전문 인력이 배출되었다.
현재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 속에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사회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각자 산업보건연구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아직도 해결 못하고 있는 과거의 과제들도 산적되어 있고, 변화하는 산업기술과 사회 속에서 새로운 문제들에 당면하고 있다.

 

글/사진 심경보 (동부산대학교 해양산업잠수과 교수)

글쓴날 : [16-01-30 13:35]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스쿠바다이버 기자의 다른기사보기